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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미 발대식 훈화(2015.3.24.)
작성자 제천제일고 등록일 15.04.13 조회수 85

함께 비를 맞읍시다.

 

어느 날 한 가족이 나드리를 다녀오다가 커다란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아들은 두 다리를 잃고, 아빠는 한 다리를 잃었습니다. 그래서 두 부자는 보조 다리를 이용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들은 갖은 불평을 하고 밖에도 나가지 않고..... 세상과 어울리지 못하게 되면서 참으로 힘들게 생활을 했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아빠와 같은 입장에서 서로를 위로하며 근근히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활하면서 아들은 드디어 대학에 입학을 합니다.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입학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어린 꼬마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 위험한 상황이 일어납니다. 이것을 보고 아빠는 보조다리 없이 뛰어 들어서 꼬마를 살려냈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보조다리로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은 분명히 두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아버지가 행동하는 것을....

어머니에게 아들은 물었습니다. 엄마 분명히 보셨지요? 아버지가 보조다리도 없이 꼬마를 구하는 것을...... 엄마는 얘기를 했습니다. 언젠가는 얘기를 할려고 했다. 가족 전체가 교통사고 났을 때, 아빠는 사실 팔만 조금 다치셨지만, 네가 두 다리를 모두 잃었기 때문에 너와 같이 아픔을 나누기 위해 보조다리를 4년 동안 해오고 있는 것이란다. 아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버지란, 부모란 다 그런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들께 왜 이런 얘기를 하는가하면???? ‘부모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도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도우미가 되고 도움을 받을 학생들은 여러분들의 친구입니다.

 

중요한 말이 있습니다. 친구를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우산을 들어 준다는 것은 일방적으로 사랑이나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많은 도움, 힘든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도움을 준다는 것보다는 눈높이를 맞추면서 같이 고민하고, 공감하고, 어울리고, 어려움을 같이 하면서 서로를 위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1년 또는 6개월간 파트너의 아픔을 같이 하면서 여러 분들도 도우미를 하면서 배우는 바가 많이 있을 것입니다. 여러 분들이 좋은 일을 하면서 온 세상을 훈훈하고 따스한 바람이 느껴지도록 같이 비를 맞으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개인적으로 도우미를 하는 시간을 봉사활동 시간으로 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왜 그럴까요? 여러분들이 도리어 특수학급 학생들로부터 바른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진정으로 내가 많은 것을 도리어 배웠기에 봉사활동 시간을 원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결과가 아닌가?라고 생각도 해봤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만일 선행이 어떤 일 때문에 행하여진다면 그것은 벌써 진정한 선행이 아니다.(톨스토이)

 

아름다운 봉사나 선행은 그 양에 의해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의 발로에서 생기는 그 마음의 선행입니다.

 

도우미가 되겠다는 여러분의 순수하고 고마운 마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끝까지 아름다운 봉사활동을 해주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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