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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담고 싶은 사랑이야기<4>
작성자 신길순 등록일 12.08.29 조회수 178

 

다시 태어난다면 어머니 어머니

 

 태어나면서부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뇌성마비 아이를 안타깝게 바라보아야만 하는 어머니는 늘 마음 한 구석에 무거운 돌덩이를 얹고 사는 느낌이었다.

 

 10여년 바람 끝에 겨우 얻은 딸이 장애아라는 것을 알았을 때 어머니는 '차라리 아이를 낳지 말 걸'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유난히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깜박이는 아이를 볼 때마다 이내 그런 생각은 사라지고 말았다. 이때부터 어머니는 비록 몸이 불구인 딸이지만 마음이나 정신만은 세상 누구보다 당당하게 키우기로 결정했다.

 

 사실 어머니에게 매일매일은 힘겨운 나날이었다. 어머니는 아이를 눈물겹도록 헌신적으로 키웠다. 어머니는 언제나 아이를 여느 보통 아이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학교도 장애인 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 입학시켰다. 아픈 사람일수록 깨끗해야 된다며 하루에 두 번씩 갈아 입힌 옷 때문에 어머니는 산더미 같은 빨래를 해야 했다. 또 학과 공부를 잘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를 위해 아이와 함께 학년을 같이 올라가며 어머니는 공부를 시작했다. 그야말로 딸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와 모든 것을 함께 하려 했다.

 

 그러나 그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아이가 학교에서 아이들의 '장애아'라는 놀림에 절망하기 사작했다.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모두가 엄마 탓이라며 울어대곤 했다. 그런 딸을 지켜봐야 하는 어머니의 가슴은 슬픔으로 미어지는듯 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미소 띤 얼굴로 아이를 껴안고 말했다. '울지 마라. 이 새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육체적으로 불구인 사람이 아니라 남을 사랑하지 못하는 마음이 불구인 사람이란다. 그러나 너는 다른 불쌍한 사람을 사랑하지 않니. 그러니 넌 조금도 불행하지 않아 넌 누구보다 건강한 아이인거야.'

 그러나 아이는 어머니의 위로에도 아랑 곳하지 않고 사흘 밤낮을 울어댔다. 그래도 어머니의 깊은 뜻은 꺽이지 않았고 학교에 가지 않겠다는 아이를 달래어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시켰다. 그 동안 보여준 어머니의 사랑은 아이에게 장애에 대한 절망을 딛고 일어서게 하는 힘을 주었다. 아이는 누구보다 건강한 정신과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했다.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아 든 순간 아이는 이제껏 받아 왔을 어머니의 고통과 멍에를 헤아려 보였다.

 

 그 때서야 아이는 어머니의 사랑으로 모든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졸업식장에서 대표로 연설하게 된 아이는 단상에 올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를 향해 말했다.

  '제가 만약 다음 세상에 태어나게 된다면 그 때는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로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어머니의 끝도 깊이도 모르는 사랑을 갚을 길은 오직 그 길뿐입니다.'

 

<출처 : 충북교육소식 278호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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