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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거짓말, 커가는 과정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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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길순 등록일 12.08.20 조회수 270

아이와 통하다 부모가 흥분해 몰아붙이면 더 ‘영리한 거짓말쟁이’ 돼

 

철민이는 오늘 밤 동준이네 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자고 오는 것을 엄마에게 허락받았다.

“엄마, 그럼 내일 아침에 축구 하고 집으로 올게요.”

“그래, 동준이 엄마 말씀 잘 듣고 재밌게 놀다와~”

“네~”

다음주, 철민 엄마는 동준 엄마를 우연히 만났고 아이들이 함께 있었던 곳이 동준이의 집이 아니라 현빈이의 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빈이 부모님은 집에 없었고 어른의 통제 없이 밤을 새워 놀고 싶어 철민이는 엄마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십대들은 거짓말을 한다. 착한 아들도 예쁜 딸도 시도 때도 없이 부모에게 거짓말을 한다. 왜 거짓말을 할까?

십대들은 부모가 금지한 것을 하고 싶어 거짓말을 한다.

“너 혹시 피시방 가니?” “아니, 독서실 가요!”

단지 곤란해지는 것이 싫어서 거짓말을 한다.

“너 여기 있던 엄마 요구르트 먹었니?” “아니! 내가 그걸 왜 먹어.”

그리고 귀찮아서 거짓말을 한다.

“너 숙제해야 하지 않니?” “오늘은 숙제 없어요.”

무엇보다 십대들은 부모에게 간섭받기 싫어서 거짓말을 한다.

“뭐하고 있니?” “아무것도 안 해~”

십대들의 거짓말은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거나 난처함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지 남을 기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계획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아이들은 정직한 성인으로 잘 자라난다. 지금 우리가 그렇듯이. 사춘기,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아이들이 자라나는 모습의 한 부분일 뿐이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의 거짓말에만 너무 집착하여 아이를 다루면 안 된다. 가령, 아이의 거짓말에 다짜고짜 “너, 감히 어떻게 엄마한테 그런 거짓말을 할 수 있어? 너 그거밖에 안 되는 아이야?” 하고 아이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어 인격을 무시하면 안 된다. 더구나 아이의 거짓말을 부모 자녀 간 관계의 문제로 확대시켜, “엄마가 너를 얼마나 믿어 왔는데…. 이제 너를 어떻게 믿어? 엄마랑 너랑 이만큼밖에 안 되니?”라고 과잉 반응하는 것도 좋지 않다. 거짓말에 화가 나 흥분하여 벌을 주는 부모에게 정직함을 배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영리한 거짓말쟁이가 될 것이다.

아이 생각에는, ‘이건 엄마와 나와의 문제는 아니에요, 난 엄마를 좋아하고 엄마한테 거짓말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런데 엄마한테 다 솔직하게 말하긴 좀 어려워요. 나도 내 삶이 필요하니까요.’

이런 아이들의 거짓말에 대응하는 방법 중 하나는 실제 문제에만 집중하여 말하는 것이다.

“철민아, 지난주에 너 현빈이네 집에서 잤다며? 다음부터 너 친구 집에서 자는 건 좀더 생각하고 결정해야겠다.” 아이는 부모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을 때 자기 삶이 오히려 더 곤란해지고 골치 아파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솔직히 털어놓았을 때는 이를 격려해 주어 아이의 양심을 보듬어 주어야 한다. “엄마 죄송해요. 말하려고 했는데 안 된다고 하실까봐 말하지 못했어요.”

“이제라도 솔직하게 말해서 다행이다. 너도 들통 나면 어쩔까 맘이 편치 않았을 거야.”

부모는 자녀에게 정직이 가장 깊은 이해를 받을 수 있음을 알려주어 이후 거짓말을 해야 할지 갈등할 때 망설임 없이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아이로 키워야 할 것이다.

 

정윤경/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아이를 크게 키우는 말 vs 아프게 하는 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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