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제일고등학교 로고이미지

자료실

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지금 갖고 있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
작성자 신길순 등록일 13.02.11 조회수 117

빈털털이 젊은이가 떠돌아 다니며 구걸로 연명했다. 겨울이 되자 사람들은 두꺼운 옷을 입기 시작했지만, 가난한 젊은이는 더럽고 낡은 옷을 입은 채 담벼락 아래서 덜덜 떨고 있었다. 한 노신사가 다가와 젊은이에게 물었다.

 

 "얼핏 보기에 자네는 스무 살밖에 안 된 것 같군. 체격도 좋고 건강해 보이는데 왜 일을 찾지 않는 건가?"

 "저도 뭔가 하고 싶은데 밑천이 한 푼도 없습니다."

 노신사는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젊은이에게 주었다.

 

 "여기를 떠나 열심히 일해 보게."

 젊은이는 노신사에게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떠났다. 며칠 후 젊은이가 지난 번에 떠로 있던 그 담벼락에 다시 돌아왔다.  떠날 때의 차림 그대로였고, 노신사에게 받은 돈은 이미 다 써버린 상태였다. 눈발이 날리고 기온이 곤두박질치자 그는 몸을 웅크린 채 사시나무처럼 떨었다. 길을 가던 노신사가 또다시 그를 보고 다가왔다.

 

 "자네는 건강한 몸을 갖고 있으면서 왜 이렇게 사는 건가?"

젊은이는 기침을 하면서 동정을 자아내는 말투로 투덜거렸다.

 "뾰족한 수가 없어요. 저는 너무 가난해요!"

 "내가 어제 환자 한 명을 만났는데 그 사람은 굉장한 부자지만 얼마 못 살거라고 하더군. 그 사람이 돈으로 자네의 모든 것을 사려고 한다면 팔 생각이 있나?"

젊은이가 힘없는 눈빛으로 물었다.

 "제가 팔 것이 있기나 한가요?"

 "그 사람이 황금 2만 돈과 자네의 팔다리를 바꾸자고 하면 그렇게 하겠나?"

젊은이가 고개를 저었다.

 "그럼 황금 10만 돈으로 자네의 심장을 사겠다고 하면 팔 수 있겠나?"

 "심장은 제 목숨이 아닌가요? 그렇 수 없어요. 절대로!"

젊은이는 화를 벌컥 냈다.

 "만약 그 사람이 전재산으로 자네의 뇌를 산다면 평생 돈 걱정은 할 필요가 없고, 갖고 싶은 것은 모두 가질 수 있지, 다만 자네는 백치가 되어서 죽을 때까지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테지 그렇게 할 수 있겠나?"

"어르신, 만약 어르신 말씀대로 한다면 제가 돈이 있어도 뭘 하겠어요...." 젊은이는 머리칼을 쥐어뜯으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노신사는 입고 있는 외투를 벗어 젊은이에게 걸쳐준 뒤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

 "자네는 돈이 없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재산을 아주 많이 가지고 있네. 그런데 왜 자포자기를 하는 건가? 힘을 내서 열심히 살다 보면 다 잘될 걸세!"

 놀라움으로 커진 눈에 이슬이 맺힌 젊은이는 갑자기 노신사의 손을 꼭 잡았다. 이후로는 그 집 담벼락 아래에는 그 젊은이의 그림자도 어리지 않았다. 당신의 가장 큰 재산은 당신 자신이다. 타인이 가진 것은 부러워하지 마라. 그들이 얻은 것들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얻은 것이니까.

 

<출처 : 교육과 사색, 2013년 2월호 pp. 181~182.>

이전글 신념은 기적을 낳는다.
다음글 인내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