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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갖고 있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
작성자 신길순 등록일 13.02.11 조회수 118

빈털털이 젊은이가 떠돌아 다니며 구걸로 연명했다. 겨울이 되자 사람들은 두꺼운 옷을 입기 시작했지만, 가난한 젊은이는 더럽고 낡은 옷을 입은 채 담벼락 아래서 덜덜 떨고 있었다. 한 노신사가 다가와 젊은이에게 물었다.

 

 "얼핏 보기에 자네는 스무 살밖에 안 된 것 같군. 체격도 좋고 건강해 보이는데 왜 일을 찾지 않는 건가?"

 "저도 뭔가 하고 싶은데 밑천이 한 푼도 없습니다."

 노신사는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젊은이에게 주었다.

 

 "여기를 떠나 열심히 일해 보게."

 젊은이는 노신사에게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떠났다. 며칠 후 젊은이가 지난 번에 떠로 있던 그 담벼락에 다시 돌아왔다.  떠날 때의 차림 그대로였고, 노신사에게 받은 돈은 이미 다 써버린 상태였다. 눈발이 날리고 기온이 곤두박질치자 그는 몸을 웅크린 채 사시나무처럼 떨었다. 길을 가던 노신사가 또다시 그를 보고 다가왔다.

 

 "자네는 건강한 몸을 갖고 있으면서 왜 이렇게 사는 건가?"

젊은이는 기침을 하면서 동정을 자아내는 말투로 투덜거렸다.

 "뾰족한 수가 없어요. 저는 너무 가난해요!"

 "내가 어제 환자 한 명을 만났는데 그 사람은 굉장한 부자지만 얼마 못 살거라고 하더군. 그 사람이 돈으로 자네의 모든 것을 사려고 한다면 팔 생각이 있나?"

젊은이가 힘없는 눈빛으로 물었다.

 "제가 팔 것이 있기나 한가요?"

 "그 사람이 황금 2만 돈과 자네의 팔다리를 바꾸자고 하면 그렇게 하겠나?"

젊은이가 고개를 저었다.

 "그럼 황금 10만 돈으로 자네의 심장을 사겠다고 하면 팔 수 있겠나?"

 "심장은 제 목숨이 아닌가요? 그렇 수 없어요. 절대로!"

젊은이는 화를 벌컥 냈다.

 "만약 그 사람이 전재산으로 자네의 뇌를 산다면 평생 돈 걱정은 할 필요가 없고, 갖고 싶은 것은 모두 가질 수 있지, 다만 자네는 백치가 되어서 죽을 때까지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테지 그렇게 할 수 있겠나?"

"어르신, 만약 어르신 말씀대로 한다면 제가 돈이 있어도 뭘 하겠어요...." 젊은이는 머리칼을 쥐어뜯으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노신사는 입고 있는 외투를 벗어 젊은이에게 걸쳐준 뒤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

 "자네는 돈이 없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재산을 아주 많이 가지고 있네. 그런데 왜 자포자기를 하는 건가? 힘을 내서 열심히 살다 보면 다 잘될 걸세!"

 놀라움으로 커진 눈에 이슬이 맺힌 젊은이는 갑자기 노신사의 손을 꼭 잡았다. 이후로는 그 집 담벼락 아래에는 그 젊은이의 그림자도 어리지 않았다. 당신의 가장 큰 재산은 당신 자신이다. 타인이 가진 것은 부러워하지 마라. 그들이 얻은 것들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얻은 것이니까.

 

<출처 : 교육과 사색, 2013년 2월호 pp. 18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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