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에 손댄 자녀를 경찰서 데려간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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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길순 | 등록일 | 12.06.21 | 조회수 | 290 |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될라"… 지갑에 손댄 자녀를 경찰서 데려간 어머니 9개월전 1000원 없어졌을 때 "저러다 말겠지" 놔뒀더니 최근에는 8만원 훔쳐 "우리 아이들 손버릇 고치게… 형사님, 도와 주세요"
지난 8일 오후 5시 한모(40)씨가 딸 최모(14)양과 아들(10)의 손목을 잡고 서울 종암경찰서로 들어섰다. 한씨는 낯선 곳을 두리번거리는 아이들을 복도에 세워두고 혼자서 형사과로 들어갔다.
엄마는 이날 부모의 지갑에서 돈을 훔치는 아이들의 손버릇을 고치기 위해 큰 맘 먹고 경찰서를 찾았다.
남매는 지난 3월부터 아빠와 엄마의 지갑에서 1000원짜리 1~2장을 몰래 빼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저러다 말겠지'하고 생각해 크게 혼내지 않았지만 지갑에서 빼내는 금액이 점점 커졌다. 전날 밤에는 아빠의 지갑에서 8만원이나 훔쳤다. 엄마는 이대로 뒀다간 큰일 나겠다는 생각에 아이들에게 충격을 줘서라도 버릇을 고치기로 마음먹었다.
한씨는 이날 오후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데리고 경찰서로 향했다. 형사과에 들어간 한씨는 마침 자리에 있던 형사3팀 조동필 형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아이들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왔습니다. 바쁘실 텐데 죄송합니다. 도와주세요."
조 형사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정식 입건 절차를 밟는 것처럼 꾸며 아이들을 훈계하기로 입을 맞췄다. 한씨는 남매를 조 형사 앞에 앉혔다. 최양은 스마트폰의 카카오톡으로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받았고, 최군은 다리를 까딱거리며 사무실을 둘러보고 있었다.
"여기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알아?" 조 형사가 짐짓 인상을 쓰며 목소리를 높였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던 최양이 얼른 고개를 들었다. 동생 최군은 잔뜩 겁먹은 얼굴로 뒤에 서 있는 엄마를 찾았다. 엄마는 아이들을 쳐다보지 않고 고개를 돌렸고, 잠시 뒤에는 복도로 나가버렸다.
30초쯤 뜸을 들인 후 조 형사는 "너희가 아빠 지갑에서 몰래 돈을 가져갔어?" 하고 물었다. 남매는 동시에 고개를 푹 숙인 채 입을 꾹 다물었다. 조 형사가 학교와 나이를 묻자 아이들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조 형사는 진짜 범인을 취조하는 것처럼 엄한 목소리로 질문했다.
"사고 싶은 것이 있어서 그랬어요. 잘못했어요."
아이들은 7분 정도 조사를 받으면서 몇 차례나 잘못했다고 했다. 조 형사는 "이번 한 번만 봐주는 거야. 다음번에는 정식으로 조사해서 혼이 날거야"라고 말했다. "엄마 부탁으로 특별히 봐주는 거니 다시는 그러면 안 돼"라고 다짐을 받았다. 조 형사는 "엄마의 마음이 이해돼서 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해줬다"고 말했다.
형사과를 나온 아이들이 "엄마"하고 부르며 달려오자 한씨는 붉어진 눈가를 훔치며 아이들을 껴안았다. "경찰 아저씨한테 혼났지? 다시는 안 그럴 거지?"하고 묻자 아이들은 "응"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씨는 "얼른 저녁 해줘야겠다"며 아이들의 손을 양손에 잡고 경찰서를 나섰다. 출처 : 희망교육사랑/자녀교육/77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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