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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적시는 글(옮긴 글)
작성자 신길순 등록일 13.08.03 조회수 198

 

일본의 어느 일류대 졸업생이 한 회사에 이력서를 냈다.
사장이 면접 자리에서 의외의 질문을 던졌다.

부모님을 목욕시켜드리거나 닦아드린 적이 있습니까?
한 번도 없습니다.'청년은 정직하게 대답했다.

그러면, 부모님의 등을 긁어드린 적은 있나요?
청년은 잠시 생각했다.

정해진 면접시간이 끝나고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자 사장이 이렇게 말했다.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오세요.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부모님을 닦아드린 적이 없다고 했죠?
내일 여기 오기 전에 꼭 한 번 닦아드렸으면 좋겠네요.
할 수 있겠어요?

청년은 꼭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반드시 취업을 해야하는 형편이었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품을 팔아 그의 학비를 댔다.

어머니의 바람대로 그는 도쿄의 명문대학에 합격했다.
학비가 어마어마했지만
어머니는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이제 그가 돈을 벌어 어머니의 은혜에 보답해야 할 차례였다.
청년이 집에 갔을 때 어머니는 일터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청년은 곰곰이 생각했다.

어머니는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시니까.
틀림없이 발이 가장 더러울 거야.
그러니 발을 닦아 드리는 게 좋을 거야.

집에 돌아온 어머니는 아들이 '
발을 씻겨드리겠다'고 하자 의아하게 생각하셨다.
자기 발은 왜 닦아준다는 거니?
마음은 고맙지만 내가 닦으마!

어머니는 한사코 발을 내밀지 않았다.
청년은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닦아드려야 하는
이유를 말씀드렸다.


어머니 오늘 입사 면접을 봤는데요.
사장님이 어머니를 씻겨드리고 다시 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꼭 발을 닦아드려야 해요.

그러자 어머니의 태도가 금세 바뀌었다.

두말없이 문턱에 걸터앉아 세숫대야에 발을 담갔다.
청년은 오른손으로 조심스레 어머니의 발등을 잡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가까이서 살펴보는 어머니의 발이었다.

아니다 고생은 무슨....
오늘 면접을 본 회사가 유명한 곳이거든요.
제가 취직이 되면 더 이상 고된 일은
하지 마시고 집에서 편히 쉬세요.
손에 발바닥이 닿았다.

그 순간 청년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말문이 막혔다. 어머니의 발바닥은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도저히 사람의 피부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어머니는 아들의 손이 발바닥에
닿았는지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발바닥의 굳은살 때문에 아무런 감각도 없었던 것이다.
청년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그는 고개를 더 숙였다.


그리고 울음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었다.
새어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삼키고 또 삼켰다.
하지만 어깨가 들썩이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한쪽 어께에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졌다.
청년은 어머니의 발을 끌어안고
목을 놓아 구슬피 울기 시작했다.

다음날 청년은 다시 만난 회사 사장에게 말했다.
어머니가 저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사장님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해주셨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만약 사장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어머니의 발을 살펴보거나
만질 생각을 평생 하지 못했을 거에요.

저에게는 어머니 한 분밖에는 안 계십니다.
이제 정말 어머니를 잘 모실 겁니다.

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말했다.
인사부로 가서 입사 수속을 밟도록 하게... 

효도란 살아 생전에 잘 해드려야 한다는 마음,
다시 한번 다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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