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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소년병의 편지(1950년)
작성자 제천제일고 등록일 15.06.20 조회수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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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학도병의 편지

 

아버님 그리고 어머님께!

 

다행히 이 편지가 부모님께 전해져 부디 두 분이 흐뭇한 표정으로 이 편지를 받아보시길 기대하며 연필을 듭니다.

 

할머님은 건강하시죠? 동생들에게도 제가 많이 보고 싶어 한다고 전해 주십시오.

 

저는 지금 부산의 낙동강 근처입니다.

 

이곳은 생각보다 정말 비참하고 참담하고 너무나 어렵고 힘든 곳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폭음 속에서 놀란 가슴을 움켜쥐고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 매일 같이 붉은 피에 물들어 죽어가는 전우들을 보면 몸서리치게 부모님이 그립습니다.

 

집에 돌아가고도 싶지만 나라를 잃으면 가족들도 잃는 것이라는 대대장님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고 용기를 내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새로이 하나 된 나라 아래서 행복하게 동생들이 뛰어놀고 커갈 것을 생각을 하니 하루하루 힘든 전투들도 견뎌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집과 가족들이 못내 그리운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어머님께서 해주셨던 참기름을 듬뿍 바른 갓 쪄낸 쑥개떡이 가장 그립습니다.

 

꼭 집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그리운 어머님의 쑥개떡을 먹어 볼 수 있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어머님 아버님! 한 번도 말씀드린 적 없지만 마음속 깊이 두 분을 사랑하고 있음을 전합니다. 부디 다시 뵐 날까지 내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큰 아들 의수 올림

 

 

 

 

* 추기 : 이 학도병은 낙동강 다부동 전투에서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이 편지를 읽으면서 무엇을 생각해 보아야 할까요?

  나라가 없다면 국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는 과연 나라를 위해 생각한 것이 무엇이 있었는가? 나라를 위해 한 일이 무엇이 있습니까? 아니면 나는 나라를 위해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호국보훈의 달이 후반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조국을 구하기 위해서 하나 뿐인 목숨을 과감하게 버린 선열들, 6.25 전쟁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펜보다 총을 잡고 목숨바친 학도병들! 그들과 똑같은 생각이나 행동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현실에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남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의미있게 보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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